감성풍만 아시아/TAIWAN

가오슝에서 보낸 낮과 밤의 축제 (상)

여행작가 여병구 2022. 3. 31. 08:00
SMALL

Kaohsiung (Fit. Taiwan Lantern Festival 2019)

작년 5월말에 대만 출장 때 만난 타이완 교통부 관광국 주영휘 국장이 2019 2 19일에 타이완 동남부 지역 가오슝에서 가까운 핑동()에서 열리는 등불 축제를 꼭 보라고 추천했었다. 그리고 나는 어김없이 핑동에서 화려한 등불축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등불축제인 만큼 그 규모와 프로그램은 상상을 초월했다. 낮에는 가오슝의 명소를 밤에는 핑동의 등불축제로 쉴 틈이 없었다.



Intro
대략 23백만 명 중 13백만 명이 2 19~33일까지 핑동이 주최하고 다평완, 동강진에서 개최한 ‘2019 타이완 등불축제를 다녀갔다는 말을 나중에 듣고는 그저 지역축제이겠거니 했는데 역시나 세계적인 10대 축제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니 역사와 전통의 타이완을 대표하는 행사임이 분명하다. 9헥타르 면적의 ‘2019 타이완 등불축제의 현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이 심상치 않았던 밤의 축제와 숨을 죽인 낮 동안의 잔잔한 여행을 즐겼던 그 시간 속으로 안내한다.


밤의 축제
30
년 역사의 세계적인 풍등축제

국가적인 축제가 있는 날에는 늘 비행편이 부족한 탓에 가오슝으로 바로 가지 못하고 타오위안에서 가오슝으로 가는 고속철도에 탑승했다. 직업상 버려지는 시간이 아쉬워 속으로 툴툴거리며 타오위안에서 출발 한 지 95분 후에 쭈어잉Zuoying역에 도착. 바로 호텔로 이동해 짐을 풀고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핑동으로 이동했다. 지도상으로 가오슝의 오른쪽에 위치한 핑동으로 이동하면서 야자수 등 각종 열대나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열대과일의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말이 맞는 듯 하다. 심지어 국내 대형마트에서 1개에 7천원이나 하는 그 귀한 애플망고가 4월에 풍성하게 열린다고 하니 벌써 군침이 돈다. 이외에도 토종망고와 파파야, 여지, 스타푸르트, 레몬, 코코넛, 파인애플 등 다양한 열대과일과 풍등축제의 주등으로 등장하는 흑참치가 주로 잡히는 곳이다.

어둑해질 무렵 전야제가 열리는 행사장에 도착하니 각국에서 온 미디어와 참가자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타이완 교통부 임가용 국장, 타이완 핑동시 반맹안 시장, 그리고 낯익은 얼굴인 타이완 관광국 주영휘 국장 등 VIP 들이 참석해 만복이 함께 하는 등불축제가 되기를 바라며 다양한 공연과 주등인 대형 흑참치 등을 중심으로 폭죽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9헥타르의 면적이라고 하면 실감이 잘 나질 않는데 이곳에 국제적인 규모인 F1 레이싱 경주장도 있는 것을 보니 그 규모가 방대함을 알 수 있었다.

상암경기장 9개 이상의 규모
타이완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다가 등불을 걸고 폭죽을 터트리는 것은 오랜 전통입니다. 정월 15일 대보름을 맞아 작은 설로 생각하며 집집마다 등불을 내걸고 폭죽과 일곱 가지 여러 색깔의 불꽃을 터트리며 가정과 국가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한 해를 맞이하지요. 또한 새해 논밭을 경작할 시기를 알리며 풍성한 수확의 기원을 담은 등불을 날리기도 했지요. 이를 타이완의 대표적인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관광국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했습니다. 벌써 30회째를 맞이하는데 타이베이의 중정기념당에서 1회가 시작한 이래 다양한 지역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등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그 해의 십이지신 형상을 거대한 주등(主燈)으로 세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색다르게 등불축제가 열리는 핑동지역의 특색이 담긴 남방참다랑어 즉, 흑참치를 주등으로 선정했습니다.”
풍등축제 관계자의 말마따나 흑참치의 주등은 등불축제를 더욱 환상적이게 만들었다. 타이완에서 가장 큰 단구 석호인 동강 다평완에 전시된 주등인 흑참치는 행사기간 내내 사람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화려했던 전야제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눈을 감았다 떴는데 바로 다음 날 아침이다. 오전 기자회견을 위해 서둘러 나섰고 각국에서 모인 외신기자단과 함께 1시간여의 기자회견을 마친 후 화려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개막식을 중심으로 9헥타르의 전시장을 직접 돌아보기로 했다.

핑동지역의 특색이 담긴 흑참치가 주등으로 랜드마크처럼 우뚝 전시장을 든든하게 자리하고 부등은 평안의 돼지’, ‘남부의 풍작’, 핑동을 밝히다’, ‘동강이야기등의 총 4개의 테마 전시장이 전체를 환상적으로 더했다.


1.
평안의 돼지는 핑동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펑주예로 평안과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의미로 똘망똘망한 큰 눈과 입 양 옆으로 귀엽게 돌출된 아랫니를 보이며 해맑게 웃고 있는 표정이 압권이다.
2.
남부의 풍작은 토지를 다스리는 재물신인 토지공을 중심으로 핑동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열대과일을 배치한 등이다. 토지공이 루이(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된다는 의미를 담은 중국 전통 공예품)’를 멜대 삼은 모습의 농민으로 변신해 핑동에 풍성한 과일과 부귀영화를 전해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핑동을 밝히다는 헝춘남문을 조형의 기초로 하고 전지공예 기법으로 투각 효과를 구현한 등불이다. 앞면에는 영왕제전, 동강의 세 보물, 해상대교 등의 주제가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 정신을 담고 있다.
4.
동강이야기는 동강진의 동롱궁 대문의 외부 광장에 설치돼있는데 정면에는 벚꽃의 여신인 쉬엔잉(흑참치 축제 마스코트)’이 꽃을 파도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과 힘차게 활강하는 남방참다랑어의 역동적인 모습이 매력적으로 대비되고 있으며 뒤쪽은 동강 왕선과 타이완 등불축제 로고가 함께 비치되어 있다. 이외에도 영광의 30년 등불 전시구역’, ‘패밀리 등불 전시구역’, ‘해저 세계 등불 전시구역등이 있어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말이 9헥타르지 1헥타르가 약 3025평으로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1.5배 크기니 그 엄청난 규모는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는 발과 다리의 통증으로 능히 실감하고도 남는다. 이제는 허리까지 아파오지만 환상적인 등불을 보고 있는 오감은 여전히 정신이 없다. 가득 메운 사람들을 헤집고 촬영을 하러 다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드론쇼가 펼쳐진다. 핑동의 글자가 하나씩 그려진 후 타이완 그리고 드론 제공사인 인텔의 로고를 300대의 드론이 어두운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관계자에 말을 빌리면 인텔사에서 제공한 드론은 작년 2월 평창에서 날렸던 기종과 같은 날개 4개짜리의 슈팅스타로 플라스틱 재질의 무게가 330g밖에 나가지 않는 초소형 드론이다. 한편 식도락의 나라답게 한 켠에는 엄청난 규모의 음식 포장마차가 만한전석 부럽지 않게 다채로운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2019 타이완 핑동 등불축제는 단순한 등불축제가 아닌 핑동 지역의 과학, 전통, 해양, 농업, 열대 등을 가득 담은 핑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축제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2020년에는 타이중에서 열렸고 2022년 타이완 등불축제는 2월1일~2월28일까지 가오슝에서 1천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다음 편은 가오슝의 낮의 축제를 공개한다.

LIST

'감성풍만 아시아 > TAIW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완의 보물섬, 금문도  (0) 2022.02.27
타이완의 진주, 펑후 마라톤 여행기  (0)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