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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여행 5

그리움이 사무치는

감정이 얼어붙는다면 믿을까? 사람이 얼어붙는 온도라는 빙점의 고향 -41도의 기억은 척박한 거친 삶 생존을 위해 얼어가는 사랑. 미움. 화해. 용서의 발자국을 길게 바라보는 요꼬의 흔들리는 눈망울 움츠리고 가슴은 땅으로 향하는 경외의 땅 그리움이 외로움이 사무치는 아사히카와 Edit&Photo Hapil ‘사무이(춥다)’라는 말보다 ‘이따이(뼈가 아픈’)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사히카와의 추위는 맹렬했다. 따뜻한 북해도산 게를 푹 담근 나베요리에 따끈한 정종만이 그 추위의 내상을 치유할 수 있는 아사히카와.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척박한 자연과 함께 살다 보니 이곳 사람들의 정서에는 문학의 정서가 깊게 깔려있다. 인간에게 원죄가 있을까? 타고난 운명 그리고 거역할 수 없는 현실의 아픔, 故미우라 아야꼬 여사의..

Travel Photo Poem 2022.02.21

기억의 성장통

달빛마저 무색하게 하얀 눈이 걷는 걸음 걸음 등불을 비춰주는 아키타의 밤. 이미 얼큰한 취객들의 갈지자 걸음이 가로등 아래 각자의 길을 만들고 흔들리는 주점의 백열등이 낯익은 추억을 담은 영사기를 틀어준다. 달큰하게 취해 웃다가 내 옷인 줄 알았는데 이제껏 남의 옷을 입었다니. 흩날리는 눈을 눈으로 꿈뻑꿈뻑 훔치다가 벗어 던진 옷을 보며 이게 다 꿈 인양 눈처럼 녹아버렸음 하더라. Edit&Photo Hapil 대부분 겪어봤을까? 우리 것 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충격을 말이다. 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점령당한 아픈 기억이었음을 우리 땅이 아닌 아키타의 어느 시골 주점에서 느꼈다. 술에 취하면 잊는다고 했던가. 하지만 마셔도 마셔도 아픔은 깊게 각인될 뿐 그날 저녁의 눈물은 얼지 않았다. 아..

Travel Photo Poem 2022.02.21

야간비행

등고선 위의 한 뼘 거리 북해도로 가는 야간 비행 활주로에 불이 들어오 듯 형광 빛이 좌석 따라 길게 켜지면 사람들은 그제서야 등받이에 고개를 뉘고 여행을 가족을 사업을 연인을 생각한다. 귓가에 맴도는 잔잔한 진동과 소음은 언제나 그랬지만 거대한 폭포수를 닮았다. 듣고있으면 멍해지다 눈꺼풀이 떨어지며 희미한 기억 속으로 빠져든다. 헛 손 사위에 나쁜 꿈을 꾸었다며 양팔을 잡아주는 그대는 누구세요? 화려한 은 쟁반에 담아온 이 요리는 또 누굴 위한 만찬인가요? 한껏 제 낀 안쓰러운 등받이 올려주며 토닥토닥 움츠린 채 가슴으로부터 두 뼘 반의 작은 공간이지만 피를 거칠게 뿜어내며 도움닫기 하는 심장과 함께 세상 속으로 떠나는 야. 간. 비. 행 Edit&Photo Hapil 여행의 경험이 많던 적던 비행기가..

Travel Photo Poem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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