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풍만 아시아/VIETNAM

하노이, 하롱베이, 호치민 "베트남을 더욱 럭셔리하게 즐기는 방법"

여행작가 여병구 2022. 2. 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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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oi · Ha Long Bay · Ho Chi Minh <Luxury Tour>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 장이나 실컷 보고 올텐데…… 반년 전부터 기획됐던 이번 일정이 하필이면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세기의 회담날짜와 겹치고 말았다. 철저한 보안 때문에 우리로서는 불행이 아닐 수 없는……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하노이, 하롱베이, 호치민 세 곳의 럭셔리한 리조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Hanoi Day 
Sofitel Legend Metropole Hanoi 소피텔 하노이

한국은 아직 겨울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었지만, 공항을 벗어나자 마자 후끈한 온기가 코끝을 파고 들었다. 서울을 뒤로 하고 4시간을 날아 도착한 곳은 하노이 국제 공항이다. 최근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많은 여행지들을 제치고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로 우뚝 선 베트남, 그 중심에 바로 넘치는 매력으로 무장한 하노이가 있다. 베트남에는 오토바이가 많다. 그리고 하노이에는 가장 유명한 호안끼엠을 비롯해서 호수가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몇 가지 사정 때문에 하노이를 충분히 탐닉할 수 없을 듯하다. 어쨌든 호안끼엠 호수를 기준으로 북쪽에 ‘36(36 streets and guilds)’이라 부르는 거리가 있다. 촘촘하게 이어지는 좁은 골목에 지역별 토산품을 비롯해서 갖가지 특산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하노이의 구시가이자 전통시장이라 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호수 북쪽을 천천히 돌아보다가 남쪽으로 내려 오면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때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영향 때문인지, 하노이에는 유럽풍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호안끼엠 호수 남쪽에 있는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도 그 중 하나다. 1911년에 건설된 오페라 하우스는 프랑스 파리의 가르니에 오페라를 모델로 건축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은 바로 이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소피텔은 전 세계 40개국에 진출해 120여개에 달하는 호텔을 보유한 프랑스의 특급 호텔 체인이다. 1901년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소피텔 하노이는 2009 7, 브랜드 중 처음으로 ‘Legend’는 명칭을 부여 받았다. 프랑스 양식에 따라 건축한 메트로폴 윙과 1996년 현대적인 양식을 더하면서도 기존 호텔의 모습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오페라 윙을 신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피텔 호텔 지하에 있는 포탄 대피소 입구, 존 바에즈의 사진이 걸려있다.


최근 소피텔 하노이 호텔은 제 2차 북미 정상회담장으로 결정되며 언론을 장식했다. 하지만 회담 이전에도 호텔은 개장 이후 100년이 넘도록 전쟁과 반전의 역사를 지켜봐 왔다. 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호텔 지하에 남은 베트남 전쟁 당시의 포탄 대피소다. 유명한 포크송 가수이자 반전 운동가 존 바에즈(Joan Baez) 1972 12월 이 호텔에 있었고, 미군 폭격기의 집중 폭격이 있던 그 때 바로 이 대피소에 숨어 있었다. 소피텔 하노이에서는 방공호를 방문하는 투어를 마련해 전쟁 당시의 모습을 투숙객에게 보여주는데, 당시 존 바에즈의 육성을 직접 틀어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찰리 채플린, 작가 서머셋 모옴, 배우 제인 폰다 등 예술가들을 비롯,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이 머물기도 했으며, 한 때 스위스, 이탈리아 등 9개 나라의 대사관도 호텔 내부에 존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사관으로 사용되었던 객실 밖에는 여전히 표식이 붙어 있으며, 스위트 룸 중 일부는 서머셋 모옴 스위트, 찰리 채플린 스위트로 이름을 붙이고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역사와 관련된 장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소피텔 하노이에 온 적이 있는데, 그녀의 이름을 딴 장소가 호텔에 있다. 칵테일 바 안젤리나(Agelina)가 바로 그곳이다. 간단한 칵테일이나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들과, 제대로 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고 싶은 투숙객들에게 소피텔 하노이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바 겸 레스토랑이다.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최고 수준의 셰프, 바텐더들이 몸담고 있는 안젤리나에서 투숙객들은 모두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호텔 투숙객의 약 30%는 미국 여행자들이에요. 그 외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여행자가 대부분이고,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이 있습니다.” 호텔 매니저의 말이다. “하노이를 찾는 여행자들은 유럽 여행에 비해 낮은 가격을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면에서 소피텔 하노이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겠죠.” 솔직한 말이다. 북미,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의 각 국가별 담당자를 보강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감으로써,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 소피텔 하노이의 목표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문의
https://www.sofitel-legend-metropole-hanoi.com


 

Ha Long Bay Day
Paradise Luxury & Paradise Peak Cruise 하롱베이 크루즈


수 십 척의 크루즈 선들이 주변에 떠 있었지만 바다는 고요하고 잠잠했다. 하롱베이 한복판에서 맞이하는 세번째 날, 두번째 아침에도 구름은 걷히지 않았다. 뚜언 쩌우(Tuan Chau)에 도착해 크루즈에 오르는 순간에도 꽁꽁 닫혀 있던 하롱베이의 하늘은 결국 떠나는 날까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비록 좋은 날씨와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보통의 여행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독특한 체험을 하고, 몸도 마음도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낯선 장소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더불어 먹고, 웃고, 즐기는 동안 차곡차곡 쌓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크루즈 여행에서 발견했고, 또 크루즈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파라다이스 스위트 호텔 앞 카페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선착장으로 가는 전동차가 도착했다. 하늘은 회색 빛으로 우중충했지만 선착장에는 수많은 크루즈 선들이 여행객을 기다리며 정박해 있었다. 그 중 한 척의 배 앞에 섰다. 위층에서 누군가 장미꽃 잎을 뿌리고 있었다. 혹 방해가 될까 싶어 일부러 후다닥 지나쳐 배에 올랐더니 목덜미 뒤에서 ‘승선을 환영하는 의미로 뿌리는 것’이라는 말이 들려온다. 출발부터 요란한 초보자 티를 내버렸다.


그렇게 첫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었다. 파라다이스 크루즈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에 따라 배의 종류도 몇 가지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럭셔리, 엘레강스, 피크 등이 있고 최근에 도입된 5성급 프레지던트 크루즈가 있다. 시간에 따라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올 수도 있고, 바다 위에서 이틀 동안 지낼 수도 있다. 승선한 배는 그 중 ‘럭셔리 크루즈’였다. 총 4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 위층은 선데크(Sun Deck)으로 사용되는 공간이지만 날씨를 확인해 보니 하늘이 개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해를 볼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었다. 1층과 2층에 걸쳐 마련되어 있는 객실은 생각보다 넓고 아늑했다. 대강 짐을 정리하고 안전교육을 위해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였는데, 그들 대부분은 프랑스, 웨일스 등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이었다. 게다가 여행자 대부분이 노년층이기도 했다. 크루즈 여행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잠시 앉아 있었더니 객실 매니저와 스태프들이 모여 간단한 안전교육과 함께 짧은 공연을 선보였다. 짧은 일정 설명이 이어졌다. 예정된 스케쥴은 모두 3가지였다.  배에서 첫 식사를 마치고 객실 안내 방송에 따라 작은 보트로 옮겨 탔다.

진주농장체험

첫 일정은 진주 농장 방문이었다. 하롱베이에서 진주를 양식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었지만, 실제로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일이라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안 쪽으로 들어갔더니 실제로 진주를 분류하고, 배양하고 생산하는 과정이 눈 앞에 펼쳐졌다. 한 쪽에서는 몇 사람이 수확한 진주를 분류하고 있고, 또 한 쪽에서는 실제로 조개 안에 진주를 배양하는 과정을 관광객들 앞에서 시연하고 있었다. 조개의 입을 벌리고 진주를 넣고 다시 닫아 마무리하는 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실제 진행 과정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진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한 쪽에서 카약을 즐기기도 했는데, 물 위에서 흔들거리는 배의 모습을 보니 도전하기 쉽지 않았다. 더구나 노 젓기 경험도 없는데 섣불리 올라 탔다가 배가 뒤집히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것을 기항이라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배가 두번째로 멈춘 곳은 승솟 동굴(Hang Sung Sot)이었다. 베트남어로 ‘놀라운 동굴’이라는 뜻이란다. 하롱베이에는 수 많은 동굴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 동굴이라고 한다. 동굴은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지는데, 들어갈 수록 동굴의 규모가 커진다. 마지막 동굴에 도착했을 때는 그 압도적인 크기에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동굴 탐험을 하는 동안, 거북이 모양, 하트 모양, 승천하는 용의 모습 등 독특한 모양의 종유석 덩어리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이 없었다면 어두운 동굴 안에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굴보다 더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여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하롱베이의 전경이다.

베트남어로 놀라운 동굴이라는 뜻의 승솟동굴 내부 모습.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하롱이라는 말은 영어로 ‘Descending Dragon’이라고 한다. 즉 ‘용의 강림’이라는 뜻이었다. 용이 내려왔다가 하롱베이의 풍경에 반해 다시 승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전망 포인트에서 하롱베이를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하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야 말로 절경이었다. 내내 불평거리였던 하늘에 자욱한 구름은 오히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장면 하나로 이번 크루즈 여행의 목적은 달성했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시 크루즈로 돌아와 스프링 롤을 직접 만들어 보는 쿠킹 체험 클래스를 끝으로 첫번째 날은 마무리되었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3층 선실 밖으로 나왔을 때는 어스름도 지나고 밤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어둠 속에서 수 많은 불빛이 반짝였다. 바다 위 여기 저기에서 수 십 척의 크루즈 선이 같은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둘째 날에는 파라다이스 피크 프로그램 체험을 위해 배를 바꿔 타야 했다. 피크 크루즈를 위해 운용되는 배는 객실의 구성이나 형태, 소규모였지만 피트니스 공간이나 도서관, 자쿠지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럭셔리 크루즈에 비해 시설면에서 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수상 가옥 형태를 띄는 마을 방문을 제외하면 일정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소이심 해변

 배를 갈아타자 마자 향한 곳은 소이심 해변(Soi sim Beach)였다. 진행을 맡은 가이드는 이 곳에서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환상적인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며, 굳이 전망대에 오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이 있을까? 이른 시간이기도 했지만 역시 해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전망대로 향했다. 비슷한 듯 다른 경치가 펼쳐졌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하롱 베이의 진가는 뿌연 먹구름 속에서도 감춰지지 않았다. 수 천개에 달하는 저 섬 들 사이 어느 곳에서든 용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난다고 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는 풍경이었다. 

소이심 해변의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하롱베이

 

수상가옥 쿠아 반 마을

하지만 두번째 날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수상 가옥으로 이루어진 쿠아 반(Cua Van) 마을 방문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5개의 마을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는 쿠아 반 마을은 약 100여개의 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양식장을 생계를 유지하는 집들도 있고, 보통은 관광객을 상대하거나 기념품을 팔아 수입을 마련한다고 한다. 외지인의 시선으로만 보자면 불편한 것 투성이였다. 전기를 사용하기도 힘들고, 마치 집 하나 하나가 모여 하나의 작은 섬을 이룬 꼴이라 생활하기에 답답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눈을 돌리는 곳 마다 생경한 풍경이 펼쳐졌다. 한 노인은 배 위에서, 또 한 노인은 물 위에 지은 집 안에서 너무 일상적인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발로 노를 젓는 아이가 지나간다 싶으면, 옆에는 장사를 위해 온갖 생필품을 가득 실은 배를 정리하는 사내가 있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을 주민 누구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이제 갓 6~7살은 되었을까 싶은 소녀들까지 배 위에서 뜰채를 쥐고 물 위로 떠다니는 쓰레기를 걷어 올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눈이 마주치자 활짝 웃어 보였다. 아이들의 미소에서는 그 어떤 불편도 전해지지 않았다.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쿠아 반 마을의 삶은 풍족하지 않았지만, 경치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풍요로움을 갖고 있다.

마지막 날 하늘이 열렸다. 아주 조금, 정말 찰나와 같은 시간이었고, 금세 다시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그래도 황홀한 시간이었다. 희미하게 드러난 섬의 능선을 따라 잠시 열린 하늘에서 떨어지는 햇볕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 중 마주한 하롱베이의 모습은 이번 크루즈 일정 중 최고였다. 하롱베이의 수많은 섬 중에 러시아 우주비행사의 이름을 따 부르는 섬이 있다. 바로 티톱(Titop) 섬이다.

티톱섬의 전경
티톱 섬의 해변에서 경치를 즐기는 관광객들


호치민이 유학할 때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도 잘 알려있는 티토프(
Gherman Titov)가 훗날 이 섬에 초대되어 호치민과 만났고, 호치민이 섬에 티토프의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섬 초입에는 티토프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다. 이 섬에도 전망대가 있다. 총 427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생각보다 고되다. 그래도 올라야 한다. 티토프가 왜 반할 수 밖에 없었는지 올라가 보아야만 알 수 있다. 생각보다 힘겨운 경사를 올라 전망대에 서니 온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머리에서는 비오 듯 땀이 쏟아졌다. 하지만 전망대 끝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 이상의 보답을 했다 기암괴석만 같은 수 많은 섬들이 병풍처럼 바다에 가득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수 십 척의 크고 작은 크루즈 선들이 오고 간다. 하롱베이 크루즈 여행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는 장면이었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이 더 없이 시원하다.
문의
https://www.paradisecruise.com


Ho Chi Minh Day
The Reverie Saigon 리베리 사이공 호텔

여전히 수많은 오토바이로 가득한 호치민 시내 전경

 


베트남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다. 눈부신 하늘이었다. 5일 만에 처음 만나는 따사로운 햇살과 파란 하늘이었다. ‘햇살을 받는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었구나.’ 고작 며칠 만에 만난 햇살과 파란 하늘도 이렇게 반가울 진데, 우울증에 걸릴 정도라는 우중충한 겨울을 매년 달고 사는 파리지앵들의 기분은 어떨까 잠시 떠올려 본다.  리무진이 금새 호치민 시내로 들어섰다.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텁텁한 공기, 도로를 점령한 오토바이들, 여기 저기서 울려 대지만 싫지 않은 클락션 소리까지, 이제야 진짜 베트남에 도착했다. 그런 기분이었다.

럭셔리한 리베리 사이공의 로비
The Panorama Suite by Giorgetti
The Reverie Suite

리베리 사이공 호텔은 압도적인 웅장함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입구에서부터 어쩐지 주눅이 들 것만 같다. 타임스퀘어 빌딩의 일부를 차지한 리베리 호텔은 27층부터 39층까지 고층부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지상층과 더불어 7층까지 두 곳에 리셉션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는 리베리 사이공 호텔은 세계 최고의 럭셔리 호텔들이 가입하는 단체인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에 속해 있는 유일한 베트남 호텔이기도 하다. 호텔 외벽을 감싸고 있는 대리석과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을 보여주는 인테리어는 로비에서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놓여 있는 소파며, 벽에 걸린 작품 하나하나 허투루 넘겨볼 만한 것이 없다. 강렬하고 매혹적인 첫인상이었다. 모두 12개의 타입으로 나뉘는 객실은 스위트 룸 62개를 포함, 모두 286개에 이른다.


62개의 스위트 룸은 다시 로맨스 스위트, 파노라마 스위트, 디자이너 스위트 등으로 구분되며 모두 서로 다른 개성과 인테리어로 꾸며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통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외부와 객실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 투숙하는 동안 환상적인 전망을 소유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특히 해가 지고 도시에 불이 켜지면 하나 하나의 객실은 여느 스카이라운지 부럽지 않은 나만의 전망대가 된다. 객실 내 미니바는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머무는 내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호텔 내부의 다른 부속 시설이라고 다르지 않다. 최고급 스파를 비롯해서, 고가 장비로 무장한 피트니스 센터, 아늑한 수영장, 최상층 2개를 점유하고 있는 라운지, 리베리까지 어디서든 화려함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식의 관점에서도 부족하지 않다. 깔끔한 딤섬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중식 레스토랑과 너무 아름답게 플레이팅한 홈 스타일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R&J도 리베리 호텔에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멋진 공간이다.

 

하나가 더 있다. 요트 크루즈다. 이용 시간에 따라 3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간단한 먹거리와 샴페인 한 병이 함께하는 선셋 크루즈는 말 그대로 리베리 사이공이 선보이는 최고의 결정적 한방이다. 호텔에서 제공한 차에서 내려 보니 선착장에서는 출발 준비에 한창이다. 요트에 올라 답답했던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니 그것 만으로도 이미 반쯤 답답함에서 해방된 기분이다. 이윽고 준비를 마친 요트가 사이공 강 선착장을 벗어나 속도를 높인다. 머리가 온통 헝클어지고 맞바람에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기도 하지만 시원한 맞바람에 기분은 상쾌하기만 하다. 그토록 빠르게 질주하던 요트가 어느 순간 속도를 낮춰 강 위를 부유한다. 선 상 난간에 기대 바라보니 먼발치에서 기력을 다한 해가 다리 너머로 사그러들고 있다. 마침내 사방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밤의 호치민이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문의 https://www.thereveriesaigon.com/

 

 

Editing Hapil Edit&Photo SungRae,Kim 취재협조 코니 미디어 그룹 www.balconymediagroup.com, 베트남 항공 www.vietnamairlin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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