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풍만 아시아/VIETNAM

한국만큼 익숙하지만, 낯선 즐거움의 연속, 나트랑

여행작가 여병구 2022. 3. 7. 18:34
SMALL

일몰 때의 나트랑 해안도로는 가히 환상적이다.
나트랑의 해안도로

비행기로 5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정말 편하게 쉴 수 있는 여행지가 어딜까? 하는 질문에 적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을 뽑으라면 주저 없이 나트랑을 선택할 것이다. 한번도 오지 않은 사람이 있을 지 언정 딱 한번만 온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다. 삶의 무게에 눌려 가슴 속 깊이 꾹꾹 담아 놓고 사는 사람들이 소유와 존재의 슬픈 경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라면 너무 과할까? 모두 내려놓고 진짜 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 바로 나트랑이다.


질리지 않는 이유가 뭘까?

솔직히 같은 곳을 여러 번 간다는 것은, 그것도 일로 간다면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취재까지 3번째 오는 나트랑 Nha Trang은 피곤할 때마다 찾게 되는 안식처의 느낌이다.  냐짱을 방문한 여행자는 대부분 거의 모두가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니 어쩌면 나트랑에 온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트투어'를 중심으로 머드팩과 온천을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탑바온천', 베트남 내에서 가장 럭셔리 한 리조트인 '빈펄랜드Vinpearl Land' 에서 누리는 위락과 휴양의 성격이 강한 여행요소와 '뽀나가 참탑', '롱선사', '냐짱성당', '바오다이 별장' 등의 주변 볼거리가 적절하게 믹스되어 있는 무척 매력적인 곳이다. 7km로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눈부시도록 물들이는 일몰과 어느 카페로 들어가도 그 깊고 깊은 맛에 누구든 흠뻑 빠지게 되는 커피,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어 처음 온 사람이라도 금새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나트랑 해안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바다 위의 거대한 해양리조트 왕국인 빈펄리조트Vinpearl Resort에서는 그야말로 물아일체를 경험할 수 있다.


시간을 달리는 휴양지
캄란국제공항에 도착해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우측으로 광활한 남중국해의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중간쯤 가다 왼쪽을 보면 ‘Welcome to Nha Trang’이라는 문구가 절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으니 꼭 확인하도록 하자. 원래 나트랑은 미국식 발음으로 나이가 지긋한 분들에게는 나트랑이라는 이름이 익숙하겠지만 이제는 현지 식 발음인 냐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트랑은 다른 도시에 비해 비가 적게 내리고 6km의 아름다운 해변으로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예전과는 달리 유럽인들보다는 러시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추세라고 한다. 어쩐지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유럽인 특유의 활기찬 인사를 쉽게 주고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방문에는 무뚝뚝한 얼굴로 지나가는 외국인들이 많은 것을 보니 과연 러시아인 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유럽인이 오든 러시아인이 많든 어쨌든 나트랑이 유명한 이유는 카이강을 끼고 발달된 포나가르 사원, 홍총바위, 롱손사, 담시장, 원숭이섬과 나짱 앞 바다의 섬 일주 관광 등 관광지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40분을 달리니 시원하게 길게 뻗어 있는 냐짱 해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캄란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나트랑으로 진입하면서 느낀 점은 이곳이 진짜 휴양도시구나였다. 길게 뻗은 나트랑 해변을 따라 멋들어진 호텔과 다양한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고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수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을 보니 비로서 나트랑에 왔음을 느낀다.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오토바이 대부대의 장관에 가까운 대 질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트랑의 오토바이는 대도시인 하노이나 호치민과는 전혀 다르다. 일단 하노이나 호치민은 밀도가 높아서 도로를 꽉 매운 채 서행하느라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꽉 막힌 교통난 외에는 별 감흥이 없다. 하지만 나트랑은 7km의 해변을 따라 여유롭게 달리는 현지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들의 흥겨운 모습에 동화되고 만다.


나트랑의 해안도로는 일몰때 가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있다.

황금빛 일몰에 물들어라

해변에 펼쳐진 포장마차에서 각종 로컬 푸드를 먹은 후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바다를 산책하는 것이 나트랑의 매력 중 하나다. 나트랑을 즐기기 위해서는 스쿠터를 타야 한다. 스쿠터에 자신이 없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의 스쿠터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헬멧 등 기본 안전장비는 꼭 착용하도록 하자. 한국에서야 자동차가 우선인지라 오토바이나 스쿠터는 정말 위험천만이지만 베트남은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그리 위험하지 않다. 처음에는 가볍게 나트랑의 젊은 청춘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잡하고 무질서한 듯하지만 막상 그들과 함께 달리다 보니 그들만의 룰이 있고 그 룰 속에서 나름의 흥겨운 낭만이 있음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 나트랑 해변의 바다 내음을 맡으며 시원하게 뻗어 있는 해변도로를 달린다. 이제는 세 번째 경험이니 다소 여유를 갖고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달리니 나트랑의 해변이 황금빛 일몰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지만 나트랑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해변 도로 끝까지 달리다 보니 가로등이 없는 도로 끝까지 도달했다. 간판을 보니 다낭으로 가는 길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로등이 없는 도로를 달리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을 터 이럴 때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잠시 쉬어 하늘을 보니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서울에서는 잊고 산 지 오래인 별들을 이리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다. 스쿠터와 함께라면 나트랑에서의 즐거움은 수십 배가 된다. 하지만 안전운전은 당연한 본인의 몫이라는 점은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길거리 마다 놓여 있는 음료수 병에 든 스쿠터 밥(?)도 너무 귀엽다. 주유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기름이 떨어져 낭패일 때 그 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을 듯.
나트랑의 해변도로는 지금도 젊은 청춘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꿈과 사랑과 추억을 만들어 가며 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 잠시 함께 했던 추억을 주섬주섬 챙기며 돌아와야 하는 길은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또 다시 가야 할 이유와 목적이 생겼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나트랑이 처음이라면 다음과 같이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현지인들만 간다는 해산물 구이 전문점 ‘ 락깐 LAC-CANN’


나트랑을 오롯이 즐기는 법
우선, 나트랑해안도로변에 즐비한 다양한 호텔에 2~3일 투숙하기를 추천한다. 특히 쉐라톤호텔은 시설 면이나 위치 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트랑 해변을 중심으로 해수욕을 즐기고 또는 해안가의 멋진 카페에서 커피 또는 맥주를 마시면서 천천히 여유를 만끽하라. 그리고 해안도로 뒤쪽으로 가면 흔히 여행자거리라 불리는 데탐De Tham거리와 팜응라우Pham Ngu Lao거리가 나오니 꼭 이 길을 걸어보도록 하자. 이곳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편의점, 베트남의 장점인 미니호텔 등 여행자를 위해 꼭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있는 그야말로 여행자의 천국이다. 걷기에는 좀 한계가 있으니 가급적 스쿠터를 빌려서 천천히 시내를 투어 하는 것이 좋다. 나트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반나절만 다녀도 다 돌아볼 수 있다. 특히 현지인들만 가는 숯불구이전문점은 꼭 방문하도록 하자. 베트남에서 숯불구이를 먹을 수 있기란 여간 힘들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인들만 갈 정도로 좀 구석에 있기 때문에 락깐LAC-CANN’이라는 상호를 보여주면 친절히 안내 받을 수 있다. 이곳은 1층과 2층짜리 건물로 현지인들에게는 최고의 외식 장소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깨끗한 숯불구이 전문점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와 해산물을 구워먹을 수 있고 현지 분위기를 체험하기에 그만이기 때문에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 물수건도 돈을 받으니 미리 준비해 가고 볶음밥 보다는 바게트 모양의 빵을 주문하자. 그리고 연기가 상당하므로 실내 보다는 야외 테이블에 앉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듯.)


섬으로 된 빈펄리조트로 들어가는 주 교통수단인 케이블카

빈펄리조트 Vinpearl Resort
나트랑해안도로에서 투어를 즐겼다면 이제는 빈펄리조트Vinpearl Resort로 가도록 하자. 나트랑의 해변에 앉아서 파도를 보고 있으면 반대편에 ‘Vinpearl’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진 섬이 보인다.  섬 전체가 먹고 마시고 놀고 잘 수 있는 천혜의 시설로 중무장(?)한 곳이라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이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보니 가히 최고라는 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들어가는 방법부터 특이하다. 보트로 들어가거나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빈펄로 들어오기 전에 나트랑에서의 관광을 모두 마치는 것이 좋다. 섬이기 때문에 출입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케이블카의 경우 저녁 9시에 마감을 하고 보트 운행시간도 10시 전에 끝나니 그 아까운 시간을 모아서 오롯이 빈펄에서 즐기는데 쏟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는가. 빈펄리조트와 나트랑 사이를 오가는 케이블카의 경우 거대한 철탑 9개가 버팀목을 하고 있는 무려 3,320m나 되는 길이가 압권이다. 48개의 캐빈이 바다 위 60m 상공을 부지런히 오가는데 정말 보기만 해도 짜릿짜릿하다. 하지만 절대 안전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투숙하는 순간부터 섬 내의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세상과 격리되는 순간부터 신세계에서 휴식과 레저를 즐길 수 있으니 가히 동남아 최대 규모의 리조트라 할 수 있겠다.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온다면 최고의 아빠라는 사랑의 명찰을 가슴 깊이 달아줄지도 모르겠다. 빈펄리조트에서는 골프, 놀이공원 등 일반적인 호텔 서비스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투숙객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공원 빈펄랜드는 20만 평방미터 크기에 놀이시설과 번지점프, 워터파크, 4D 시네마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또한 빈펄 언더워터월드The Vinpearl Under Water World는 베트남의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트랑을 유명하게 만든 빈펄은 그 면적과 다양한 서비스로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빈펄Vinpearl 나트랑에서 가장 큰 수영장을 갖고 있으며 독채로 이루어진 빈펄 럭셔리와 호텔식으로 꾸며진 빈펄 리조트로 나뉘어져 있다.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을 프라이빗 수영장이 갖춰진 풀빌라로 설계된 빈펄 럭셔리답게 전담 조경사들의 꼼꼼한 손길에 투숙객들이 기분 좋은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 주변은 마치 개인 주택의 정원 같은 느낌이어서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보자.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천연의 나무 색깔을 잘 살린 가구들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투숙한 여행자들이 낯선 리조트가 아닌 자신의 집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데 인테리어에도 큰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84개로 이뤄진 빈펄 럭셔리 빌라들은 위치에 따라서 풀빌라, 비치프론트빌라, 힐탑스위트, 그랜드힐탑스위트, 프레지덴셜스위트, 풀사이드스위트 등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신혼여행을 온 부부 또는 연인들 뿐만 아니라 복층으로 만들어진 빌라도 있어서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485개의 객실을 갖고 있는 빈펄 리조트는 호텔식이긴 하지만 시내에 위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면적이 상당히 크다. 굳이 해변으로 나가도 되지 않을 만큼의 대형 수영장도 있다. 무엇보다 외부와의 차단으로 인해 안전하기 때문에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문의 www.vinpearl.com

 

 

 

 

Edit Hapil Photo TDM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