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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Photo Poem 19

낯선 행성의 눈, 쿠바

피나 델 리오 계곡의 마을 시가를 품은 곳 몽글몽글 올라오면서 뻘겋게 태워 올려 보내는 진한 사치의 시간 텁수룩한 진한 초록빛 수염같은 자연의 마을에 태양을 들이마시며 자라는 어린 담뱃잎들 아바나로부터 150km 떨어진 곳이지만 무려 몇 백 년은 떨어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한 시인 로드리게스의 눈과 다르지 않다. 어딘가 불시착한 행성같은 비냘레스에서는 흔들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격이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달 보다 더 붉은 와인

자연을 담으로 삼아 초원을 품은 롯지에서의 하루 어디서 왔지? 밤새 질문을 그치지 않는 수다스러운 별들의 오지랖에 잠을 설치다. 새소리에 커튼을 젖히니 물 마시러 온 버팔로와 이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숫사자의 하품 코끼리의 건들건들 산책 든든한 야식 때문인지 늘어지게 자는 표범 뭐가 불만인지 콧바람 뿜으며 째려보는 코뿔소 해 지기 전 Big 5를 만나러 가는 4륜구동 지프 본 네트에 붉은 노을이 테이블 보를 펼치고 달보다 더 붉은 와인을 따르며 크루거 국립공원의 사파리 Big5를 위한 축배를 드는 시간이다. Edit&pPhoto Hapil 남아공의 대표적인 사파리투어인 크루거국립공원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자연 속 롯지에 여장을 풀고 레인저와 가이드가 이끄는 사륜구동 지프에 올라타 야생 동물을 구경할 수..

Travel Photo Poem 2022.02.21

아드리아해의 어부

낯선 곳에서의 어색한 뒤척거림이 안쓰러웠던 듯 같이 밤샜는지 시뻘겋게 충혈된 아드리아해의 아침 해가 잠을 깨워준다. 오지랖 넓다 애써 타박하지만 그 마음 고마워 같이 벌건 아침을 온 몸으로 맞는다. 진한 커피 한 잔에 신선한 생선 비늘 냄새가 어부들의 부지런한 손놀림의 속도에 따라 하얀 접시 위에서 왈츠를 춘다.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 둔 적이 있었던가 이방인은 절로 아드리아해의 어부가 된다. 하늘과 땅과 그리고 바다는 자연적인 구분일 뿐 피란에서는 하나이다. 내가 바다를 훔치고 하늘을 날고 땅을 딛는 순간 순간이 노곤한 여행의 휴식 피란에서 할 일은 그저 두 팔 벌리고 일출과 일몰을 맞이 하는 것. 그것은 즐거운 사명이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SAMOA, Early Morning in Upolu I.

우폴루섬의 새벽 별 한 점 없는 새벽 사이로 어둠을 뚫고 나오는 사모아 에어의 코가 루돌프의 것처럼 빛난다. 해가 떠도 여유로울 것만 같지만 저 너머 사바이 섬의 그리움은 기다릴 수 없나 보다. 곤한 몸이지만 물리파누아 항구에서 살레렐로가 항구로 향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따뜻하다. 레이디사모아호의 경적과 함께 우폴루의 새벽은 늘 그리움으로 부산하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A Day I Spent in Lake Inle

물 위에서 보낸 하룻밤 수많은 희망과 소원이 투영된 듯 하늘을 모두 담은 인레호수 내려앉은 구름 사이를 한 발로는 가득 힘을 주고 나머지 한 발로 긴 노를 휘저으며 22km 길게 뻗은 호수를 종일 오간다. 투망 가득 퍼덕이는 등 푸른 하늘을 끌어올리며 코발트 빛에 물 들어가는 저녁노을까지 삶의 궤적이 길게 그칠 줄을 모르지만 아름다운 싼스테이트 산 따라 달리는 보트 뒤로 흩날리는 물보라 따라 삶의 노곤함도 사라진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야간비행

등고선 위의 한 뼘 거리 북해도로 가는 야간 비행 활주로에 불이 들어오 듯 형광 빛이 좌석 따라 길게 켜지면 사람들은 그제서야 등받이에 고개를 뉘고 여행을 가족을 사업을 연인을 생각한다. 귓가에 맴도는 잔잔한 진동과 소음은 언제나 그랬지만 거대한 폭포수를 닮았다. 듣고있으면 멍해지다 눈꺼풀이 떨어지며 희미한 기억 속으로 빠져든다. 헛 손 사위에 나쁜 꿈을 꾸었다며 양팔을 잡아주는 그대는 누구세요? 화려한 은 쟁반에 담아온 이 요리는 또 누굴 위한 만찬인가요? 한껏 제 낀 안쓰러운 등받이 올려주며 토닥토닥 움츠린 채 가슴으로부터 두 뼘 반의 작은 공간이지만 피를 거칠게 뿜어내며 도움닫기 하는 심장과 함께 세상 속으로 떠나는 야. 간. 비. 행 Edit&Photo Hapil 여행의 경험이 많던 적던 비행기가..

Travel Photo Poem 2022.02.21

칼 요한 거리를 걷다

칼 요한 거리를 걷다가 한 입 베물고 따가운 햇볕에 잠시 눈을 감으니 갈매기 녀석이 능숙하게 햄버거를 채간다. 당황스럽고 기가 막혀 주위를 둘러보니 한눈에 들어오는 토르의 망치 뭉크, 피카소, 르누아르, 세잔, 마네, 모딜리아니, 드가의 친숙한 손짓 따라 오슬로 산책은 화해의 장 낮이 짧은 4월의 황금빛으로 농축된 노을에 물들어가는 오슬로를 걸을 때는 두 개의 햄버거를 준비하는게 좋다. 그리고 갈매기에 뺏겨도 넉넉한 마음은 덤으로 가질 것. Edit&Photo Hapil 오로라를 향한 긴 북쪽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들른 오슬로. 쉽게 보여주지 않았던 오로라. 여행은 늘 그렇듯이 자신의 모든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쉬움, 안타까움이 다음 여행을 기약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녹록하지 ..

Travel Photo Poem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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