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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의 이눗코

밤새 뛰놀다 지친 이눗코(아키타 견)가 곤하게 잠든 듯 새근새근 숨소리 따라 흔들리는 털에 쌓인 눈발이 시원하게 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드릉드릉 올라갔다 내려갔다 송글송글 맺힌 콧망울이 열렸다 닫혔다 거울처럼 쨍한 잘 코팅된 이눗코의 코 처음 왔던 처음 봤던 상관없이 꼬랑지 툭툭 털며 일어나 반갑다고 뱅글뱅글 눈물 나게 반가워지는 건 순간이다. Edit&Photo Hapil 온천으로 유명한 아키타는 겨울에 가야 제 맛이다. 아키타 공항에 착륙하기 전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마치 눈을 뒤집어 쓰고 이눗코(아키타견)가 누워있는 듯하다. 눈과 온천과 질 좋은 사케 그리고 다양한 축제인 마츠리를 즐기다 보면 여행은 어느 새 친숙한 일상이 돼 버린다. 일본 JAPAN 아키타현Akita

Travel Photo Poem 2022.02.21

낯선 행성의 눈, 쿠바

피나 델 리오 계곡의 마을 시가를 품은 곳 몽글몽글 올라오면서 뻘겋게 태워 올려 보내는 진한 사치의 시간 텁수룩한 진한 초록빛 수염같은 자연의 마을에 태양을 들이마시며 자라는 어린 담뱃잎들 아바나로부터 150km 떨어진 곳이지만 무려 몇 백 년은 떨어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한 시인 로드리게스의 눈과 다르지 않다. 어딘가 불시착한 행성같은 비냘레스에서는 흔들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격이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달 보다 더 붉은 와인

자연을 담으로 삼아 초원을 품은 롯지에서의 하루 어디서 왔지? 밤새 질문을 그치지 않는 수다스러운 별들의 오지랖에 잠을 설치다. 새소리에 커튼을 젖히니 물 마시러 온 버팔로와 이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숫사자의 하품 코끼리의 건들건들 산책 든든한 야식 때문인지 늘어지게 자는 표범 뭐가 불만인지 콧바람 뿜으며 째려보는 코뿔소 해 지기 전 Big 5를 만나러 가는 4륜구동 지프 본 네트에 붉은 노을이 테이블 보를 펼치고 달보다 더 붉은 와인을 따르며 크루거 국립공원의 사파리 Big5를 위한 축배를 드는 시간이다. Edit&pPhoto Hapil 남아공의 대표적인 사파리투어인 크루거국립공원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자연 속 롯지에 여장을 풀고 레인저와 가이드가 이끄는 사륜구동 지프에 올라타 야생 동물을 구경할 수..

Travel Photo Poem 2022.02.21

아드리아해의 어부

낯선 곳에서의 어색한 뒤척거림이 안쓰러웠던 듯 같이 밤샜는지 시뻘겋게 충혈된 아드리아해의 아침 해가 잠을 깨워준다. 오지랖 넓다 애써 타박하지만 그 마음 고마워 같이 벌건 아침을 온 몸으로 맞는다. 진한 커피 한 잔에 신선한 생선 비늘 냄새가 어부들의 부지런한 손놀림의 속도에 따라 하얀 접시 위에서 왈츠를 춘다.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 둔 적이 있었던가 이방인은 절로 아드리아해의 어부가 된다. 하늘과 땅과 그리고 바다는 자연적인 구분일 뿐 피란에서는 하나이다. 내가 바다를 훔치고 하늘을 날고 땅을 딛는 순간 순간이 노곤한 여행의 휴식 피란에서 할 일은 그저 두 팔 벌리고 일출과 일몰을 맞이 하는 것. 그것은 즐거운 사명이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SAMOA, Early Morning in Upolu I.

우폴루섬의 새벽 별 한 점 없는 새벽 사이로 어둠을 뚫고 나오는 사모아 에어의 코가 루돌프의 것처럼 빛난다. 해가 떠도 여유로울 것만 같지만 저 너머 사바이 섬의 그리움은 기다릴 수 없나 보다. 곤한 몸이지만 물리파누아 항구에서 살레렐로가 항구로 향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따뜻하다. 레이디사모아호의 경적과 함께 우폴루의 새벽은 늘 그리움으로 부산하다. Edit&Photo Hapil

Travel Photo Poem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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